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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배구로 만난 남북…교류 확대 물꼬? / KBS뉴스(News)

3,152 2019.06.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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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인도네시아에서 국제 배구대회가 열렸습니다.

여기에 남북 모두가 출전해 실력을 겨뤘는데요.

남북 운동선수들이 만난 건 지난해 8월 아시안게임 뒤 10개월 만입니다.

공교롭게 두 차례 모두 인도네시아에서 무대가 마련됐네요.

 경기에서 남자는 북측이, 여자는 남측이 이겼는데요.

승패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겠죠.

남북 교류가 꽉 막힌 상황에서 이번 만남이 하나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채유나 리포터와 함께 보시죠.

[리포트]

서울에서 꼬박 7시간을 날아 도착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체육 경기장.

화성시청과 인도네시아 팀의 배구 경기가 한창입니다.

팽팽한 긴장 속, 한국 선수의 강렬한 스파이크 공격이 이어지자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객석에 앉아 그 광경을 유심히 바라보는 선수들, 바로 북한의 4.25 배구팀입니다.

곧 있을 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의 전술 파악에 나선 건데요.

남과 북이 국제 스포츠 경기에 함께 한 건 지난해 아시안 게임 이후 약 10개월 만입니다.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과 북이 농구와 조정 경기 등에 ‘코리아’라는 단일팀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여자 카누 경기에서는 금메달을 거머쥐며 단일팀의 힘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남북단일팀의 인상적인 모습을 본 인도네시아 국가 체육위원회가 평화 분위기를 이어가자며 경기도에 국제 대회 개최를 제안했는데요.

[이화영/경기도 평화부지사 : "아시안 게임의 좋은 취지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이런 행사를 준비했어요. (인도네시아 체육위원회에서) 남북한이 참여한 국제 배구대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남북한이 참여하고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참여한 행사를 개최하게 됐고요."]

이번 대회에는 남북단일팀이 아닌 경쟁 상대로 참여했고,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남북 대결이 성사된 겁니다.

지난 21일, 10분 간격으로 남북한 배구 선수들이 잇따라 자카르타를 찾았습니다.

입국 다음 날, 훈련에 나선 북한 선수들을 만났습니다.

막상 경기장에 들어선 남북 선수들 간에는 서먹한 기운이 감돕니다.

특히 북한의 에이스라 불리는 전경호 선수는 연습 내내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남측 한의사의 도움을 받기도 했는데요.

[김진혁/한의사 : "장요근이라고 허리를 담당하는 근육이 운동하다 다치셔서 스티커 침을 붙여 드려서 운동하실 때 편할 수 있게... 처음에는 이틀 전에는 잘 걷지도 못하셨는데 점프도 하시고 경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서 기쁩니다."]

드디어 남북 경기가 있는 날, 몸풀기에 돌입한 양측 선수들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최귀엽/화성시청 선수 :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북한 선수들이) 신체조건이나 이런 게 좋아서 잘할 것 같습니다."]

[권광명/북한 4.25 체육단 선수 : "자기(우리) 실력으로 할 겁니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으세요?) 물론이죠."]

경기 초반, 한국 남자팀이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주도합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접어들자 북한 선수들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데요.

허리 통증을 호소했던 북한 에이스 전경호 선수가 언제 그랬냐는 듯 활약을 펼치자 역전에 성공합니다.

이어진 여자 경기, 객석에선 남과 북, 누구의 편도 아닌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이곳 국제학교의 한국 학생들이 경기장을 찾은 건데요.

북측 선수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한반도기를 들고 응원에 참여했습니다.

남과 북이 아닌 한민족을 외친 순간인데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선수들을 향한 격려의 말들이 쏟아집니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은 남자부에서 한국은 여자부에서 각각 1승을 거뒀습니다.

특히 수원시청의 이예림 선수와 북한 4.25팀의 전경호 선수는 나란히 MVP를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는데요.

경기에 참여했던 한국 선수는 이번 대회 의미가 남달랐다고 말합니다.

[윤영인/수원시청 선수 : "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해야 하나, 한 점 한 점 날 때마다 느낌이 색달랐어요. (북한 선수들이) 멀리 있는 동지들, 친구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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