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후단체, 인니 니켈채굴 확대에 "대규모 열대림 벌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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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후단체, 인니 니켈채굴 확대에 "대규모 열대림 벌목 위기"
국제기후권리, 보고서 "축구장 6천개 크기 열대우림 사라져"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전 세계 니켈 생산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니켈 채굴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에 따르면 미국 기후단체 국제기후권리(CRI)는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말루쿠제도 북부 할마헤라섬 인도네시아 웨다만 산업단지(IWIP)의 니켈 생산단지 개발로 열대우림 53㎢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축구 경기장 6천개 이상의 크기다.
IWIP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 중국 칭산(靑山) 그룹과 프랑스 광산기업 에라메트 등이 투자한 대규모 니켈 가공 단지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니켈 채굴부터 정·제련 작업까지 이뤄진다.
크리스타 쉔넘 CRI 연구원은 이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열대우림 벌목으로 연간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이 자동차 45만 대의 연간 배출량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니켈 정·제련으로 인한 수질 오염 역시 심각하다. CRI가 지난해 9월 할마헤라섬 인근 바닷물을 검사한 결과 크롬과 니켈, 구리 등의 함량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CRI는 이런 일이 IWIP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며 "더 큰 문제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업들이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 제대로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 IWIP는 오염물질이 바다나 하천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각종 시설을 설치했으며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에 등록된 환경 연구소를 통해 6개월마다 200개 이상의 지점에서 환경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허브를 꿈꾸며 니켈 광산 개발과 정·제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광산 개발로 인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으며 15년 후면 매장된 니켈이 고갈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콤파스는 오는 21일 열리는 대선 후보자 TV 토론회의 주제가 에너지와 환경 문제라며 토론회에서 니켈 광산 개발을 비롯한 각종 환경 문제에 대한 정책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