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해안 도착한 이주민들 나우루 수용소로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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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 해안 도착한 이주민들 나우루 수용소로 보내
40여명 배 타고 호주 해안 도착…정부 "호주 불법 상륙자 모두 되돌아가"
▲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 호주 난민수용소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정부가 지난 15일 호주 북서부 해안에 도착한 남아시아 국가 출신 이주민들을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 있는 국외 난민 수용소로 이송했다고 호주 ABC 방송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이날 오전 40여명의 망명 신청자를 비행기에 태워 나우루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州) 댐피어 반도 해안에서 발견됐다.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출신인 이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작은 배를 타고 호주로 건너왔다가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클레어 오닐 내무부 장관은 정부가 국경을 지키려는 의지가 절대적이라며 "내가 장관으로 부임한 이래 배를 타고 호주 상륙을 시도했던 모든 사람은 수천 달러를 낭비하고 고국이나 나우루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호주 당국이 이들을 이송한 나우루 수용소는 호주 내에서도 논란의 장소다. 호주는 중동과 남아시아 등지에서 배를 타고 호주에 밀입국해 망명을 요청하는 난민이 급증하자 선상난민(보트피플)을 자국 땅에 들이지 않기 위해 2000년대 초 인근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와 나우루 등에 난민 수용 시설을 마련했다.
한때 이 수용소에는 1천명 넘는 난민이 수용됐지만 인권 문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수용 인원도 줄여왔다.
2022년 5월 중도 진보 성향의 노동당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나우루 난민수용소의 수용 인원을 0명으로 줄이고 시설은 영구 비상관리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 정부 목표라고 발표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에도 서호주 해안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들을 나우루 난민수용소로 보내 인권 단체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호주 야당은 정부의 국경 보호 정책이 너무 느슨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망명자들도 호주 방위군이 바다에서 적발한 것이 아니라 상륙한 뒤 주민들의 신고로 발견됐다.
호주 자유당은 노동당 집권 이후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12개의 배를 통해 303명의 망명자가 호주 해안에 도착했다며 현 정부에서 국경 감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확인되지 않은 불법 망명자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국경 감시는 모든 정부에서 일관되게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라며 현 정부 들어 국경 수비가 느슨해졌다는 주장을 반박했다.